서론 │ 르네상스, 인간과 악기가 만난 시대르네상스 시대(약 15~16세기)는 ‘인간 중심주의’라는 새로운 사고가 예술 전반에 퍼져나가던 시기였습니다. 음악 역시 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세속적 즐거움과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은 것이 바로 악기음악입니다. 중세까지만 해도 악기는 성악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르네상스에 들어서면서 비올과 류트 같은 악기가 독립적인 예술 매체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르네상스 악기음악의 발전 과정과 대표 악기인 비올과 류트의 세계를 깊이 탐구합니다.1. 르네상스 음악의 사회적 배경르네상스 시대는 도시의 성장, 인쇄술의 발달, 학문과 예술의 교류가 활발했던 시기였습니다. 귀족 궁정에서는 연회와 무도회가 성행했고, 부르..
서론 │ 종교음악, 신앙과 예술의 길을 잇다 서양 음악사에서 종교음악은 단순한 신앙의 도구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예술 형식을 끊임없이 발전시킨 장르였습니다. 특히 미사, 오라토리오, 칸타타는 서로 다른 시대와 맥락에서 등장했지만, 모두 인간과 신의 관계를 음악적으로 해석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세와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던 미사, 바로크 시대에 탄생한 오라토리오, 그리고 독일 루터교 전통에서 꽃핀 칸타타를 비교하며 종교음악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1 │ 미사(Mass), 전례와 예술의 융합 미사는 가톨릭 전례의 중심을 이루는 예배 형식으로, 음악적으로는 통상문(Missa ordinaria)을 바탕으로 발전했습니다. 키리에(Kyrie), 글로리아(Gloria), 크레도(Cred..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는 14세기 프랑스 음악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아르스 노바(Ars Nova) 시대를 상징하는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새로운 리듬 체계와 다성음악 양식을 정착시켜 후대 음악사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서론 │ 아르스 노바의 등장 배경 14세기 유럽은 정치적 불안과 흑사병, 그리고 교회의 권위 약화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 혼란 속에서도 음악은 놀라운 혁신을 맞이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필리프 드 비트리(Philippe de Vitry)의 저작 Ars Nova(1322)를 계기로 새로운 리듬 기보법이 도입되었고, 이는 곧 음악의 자유도를 대폭 확장시켰습니다. ‘아르스 노바(새로운 예술)’라는 이름처럼, 이전 세대 아르스 안티쿠아의 제약을 넘어 다성·리..